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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2일 현재 코스피지수가 1609.02를 기록했다. 그나마 장중 저점이 1578.37이었으니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이 얼마나 두려운 것인지 그야말로 온몸으로 체험했을 것이다. 이쯤 되니 ‘1900은 건강한 조정’이라던 모 유명 증권사 회장이나 ‘1800 이하에서는 무조건 매수’하라던 모 센터장, ‘1700선은 마지노선’이라던 모 시황팀장들까지 아주 곤혹스러운 하루를 맞이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결과적으로 운이 좋았던(물론 지금 시점에서는 통찰이라고 주장하겠지만) 필자 같은 약세론자들은 의기양양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시장이 두렵기는 매일반이다. 그래서 ‘주식시장에서 전망이 옳았다 틀렸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인정한다면 오늘의 정답은 내일의 오답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그들 스스로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시장은 이렇게 의견이 충돌하고 서로의 논리가 부딪치면서 투자자들에게 고민할 거리를 던져줄 때 건강하다고 할 수 있을 뿐 ‘족집게’라느니 ‘고장 난 시계’라느니 하는 이야기들은 그저 웃으면서 한쪽 귀로 흘려버릴 일이다.

중국 발 위기 ‘예의주시’

그런데 이번에는 다른 문제가 생겼다. 1월 22일자 신문들엔 마치 전 세계 기업들이 지금 당장 부도라도 난 것처럼 암울하고 부정적인 전망이 가득했다. 증권사 시황팀은 넋을 놓았는지 이제는 아예 대놓고 바닥이 없다고 부추긴다. 이쯤 되면 이제 반대의 입장에서도 한번 생각해 볼 때가 됐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지금까지 기관투자가들의 강세 논리는 명료했다. 첫째, 중국의 성장이 둔화되지 않을 것이다. 둘째,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부실 사태는 이미 기정사실화된 사안이다. 셋째, 미국의 경기 부양책 및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

하지만 그들이 읽지 못한, 아니 애써 외면한 사실들이 있다. 첫째, 이 코너를 통해서도 몇 번 경고한 바와 같이 아시아 신흥국 중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을 가장 많이 소유하고 있는 나라는 중국이다. 더구나 이 부분은 기정사실화하지 않았다. 둘째, 중국 기업은 현금 유동성이 부족해 만약의 경우 위기가 닥치면 대응력이 떨어진다(밥집이 잘 된다고 2호점, 3호점을 계속 내느라 현금이 바닥났다). 셋째,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기정사실화가 아니다. 특히 이 부분은 시장에 대한 몰이해라는 측면에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

기정사실화란 예고된 악재가 현실화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테면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막상 핵실험을 하는 경우나, 이라크와 미국이 싸울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어느 한 쪽이 공격을 실제로 개시할 경우 ‘기정사실화’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같은 논리를 적용하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처럼 은행이 돈을 떼이고 ‘그 돈이 정확히 얼마인지 정확히 아는 순간’, 그리고 떼인 돈을 회계상 대손상각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어느 나라의 국부 펀드가 돈을 풀거나 아니면 미국의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서라도 ‘해결 가능한 금액인지 아닌지가 알려지는 바로 그 순간’이 ‘기정사실화’이지 ‘그런 일이 있다’는 것은 전혀 기정사실화가 아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를 기정사실로 치부한 것은 그야말로 통탄할 오류였던 셈이다. 그 때문에 지난해 연말까지 시장에는 치명적인 악재는 잠복하고, 오히려 유동성에 기댄 호재만이 득세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시장은 놀라울 만큼 현명하고 때로는 소름이 돋을 만큼 냉정하다. 외국인을 비롯한 시장 참여자 중 누군가는 이미 지난해 후반부터 보유 주식을 열심히 내다 팔고 있었고, 또 국내 운용사를 비롯한 시장 참여자 중 누군가는 그것을 열심히 받아내고 있었지만 이미 그 과정에서 시장의 힘은 현저히 약화되고 있었다.

지난해 고점 시 이미 기운 소진

이쯤에서 과거로 돌아가 지난해 7월 말 고점을 형성할 당시의 거래량을 한번 살펴보자. 차트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시장은 이미 중·단기 시장을 나쁘게 보는 투자자들의 매도와 그것을 받아내는 낙관론자들의 거래만 존재했을 뿐 공격적인 매수세가 개입된 흔적이 없다. 즉, 주가는 고점을 경신하는데 그것은 매도자의 수가 적어서일 뿐 연초부터 시장을 끌어올리던 강력한 매수자들이 소진돼 버렸다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다시 말해 더 이상 비싼 값에 주식을 사 줄 사람이 없다고 믿는 사람과, 반대로 더 비싼 가격에 팔 수 있다고 믿는 일부 투자자들이 만들어 낸 것이 고점이었을 뿐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관망 상태에 들어가 있었다는 뜻이다. 지난해 1~7월 강력한 거래량 증가를 수반하며 시장을 강하게 끌어오던 에너지는 이미 현격하게 힘을 잃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답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관점에서 풀어보면 의외로 단순하다. 이제 시장이 비로소 금융 부실의 크기를 뒤늦게, 하지만 빠른 속도로 반영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이제 시작된 신흥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조정 역시 선조정된 나라들과 키를 맞추는 양상으로 진행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심히 지켜봐야 할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현대차’의 분전이다. 필자가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하듯 현대차는 한국 주식시장을 패트롤하는 종목이다. 현대차는 시장 평균보다 대개 6~10개월 앞서 움직인다. 이유는 현대차가 한국기업이, 혹은 한국 경제가 가지고 있는 ‘고민’과 ‘가능성’을 모두 함축하고 있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수출)와 내수, 환율과 노동문제, 기업의 투명성 할 것 없이 현대차는 이 모든 변수들의 랜드마크이고 지표가 되는 회사다. 이 때문에 이 시점에서 현대차의 움직임은 무엇보다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어쨌거나 우리 시장은 1500±50포인트 수준을 저점으로 반등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이것이 앞으로 좀 더 가야 할 먼 길의 일시적인 정거장일지 아니면 조정의 마지막 국면인지는 더 두고 봐야 알 일이지만 최근 거래량에서 감지되는 일부의 ‘소신’들이 새벽을 알리는 단초가 될 수 있을지 모른다.

참고로 필자가 지난 연말 지인에게 주었던 조언을 보탠다. ‘아마 지수 기준으로 최소 1500대는 구경해야 할 것이다. 그때가 되면 다들 죽는다고 난리가 나겠지만 그때는 누가 뭐라고 해도 돌아보지 말고 주식을 사라. 더 내려간다고 해도 반드시 그보다 비싼 값에 팔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다. 고민은 그 다음에 하자.’

★ 본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으며, 투자로 인한 손실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Posted by 스노우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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