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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왕’이라 불리는 세계 최대의 채권 펀드 운용사 핌코의 빌 그로스 최고 투자책임자(CIO)는 이미 지난 8월의 ‘투자 뉴스레터’에서 이렇게 말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부실이 투기등급 채권인 정크본드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신용 시장이 하이일드 채권 부문에서 갑작스럽게 유동성 위기에 부딪쳤으며 신뢰가 떨어지면서 대출 시장이 경색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대출 업체나 대출자나 소화 능력 이상으로 씹어 넘겼으며 이미 전체를 먹어버린 이들도 소화에 문제를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서브프라임 위기는 그 영역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며 기업 대출 업체들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산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 말은 현재 금융 위기를 불러온 서브프라임 사태가 결국 부동산 대출만이 아닌 정규 채권시장까지 영향을 끼칠 것이며, 이 문제는 결코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음을 경고한 것이다. 실제로 이후 미국의 정크본드(부실 채권)에 붙는 프리미엄이 역사적 수준으로 급등했고, 이로 인한 신용 경색은 채권시장 전반에 불안감을 불러오고 있다. 특히 세계 유수의 은행인 씨티은행이 전환사채를 발행하면서 연 11%라는 금리를 얹어 준 것은 현재 자본시장에서 ‘신용 위기’가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금리는 투자자산 매력도 ‘잣대’

이런 신용 불안이 단지 미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 우리의 고민이 있다. 최근 지표물인 5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6%에 진입했다. 이것은 5년 4개월 만의 최고치로서 자산을 보유한 투자자가 국고채를 사 둘 경우 연 6%, AA- 등급의 회사채를 보유할 경우 시중은행의 특판 예금을 훨씬 상회하는 6.5%의 금리 수익을 거둘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뿐만 아니다. 시중은행들도 수신금리를 경쟁적으로 올리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상당액의 자금이 은행의 특판 예금으로 몰리는 상황이 벌어졌다. 더구나 대기업들이 높은 내부 유보율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에 대출 자금을 확보하고 나섬으로써 민간 부문에서 신용 경색에 대한 우려가 상당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금리 불안이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은 여러 가지다. 우선은 긍정적 측면에서 그만큼 ‘경기가 좋아졌다’라고 받아들일 수도 있고, 적당한 수준의 금리 상승은 인플레 억제나 유동성 과열을 예방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원인에 대한 분석이나 거시경제적 의미 등은 학자나 전문가의 몫이고, 자산시장의 입장에서는 그 이면보다는 ‘현상을 현상으로만’ 바라봐야 한다. 즉, 금리 상승의 이유나 대책보다는 ‘금리가 얼마다’라는 사실 그 자체만 주시하라는 뜻이다.

자본시장에서 금리에 대한 민감도는 자산의 규모에 따라 다르다. 즉, 여유 자산이 100만 원인 사람과 여유 자산이 100억 원인 사람의 생각은 처음부터 끝까지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100만 원의 자산을 가진 사람의 입장에서 금리 차 1%는 한 달 기준 1000원의 차이도 안 되지만 100억 원인 사람은 거의 1000만 원에 육박하는 차이를 보인다.

이 때문에 금리에 대한 민감도는 부자가 훨씬 높고 그 정도는 일반의 예상보다 훨씬 크다. 금리는 여러 자산으로 이뤄진 투자 수단의 비교 우위를 분석하는데 가장 중요한 지표가 된다. 특히 거대 자산의 입장에서는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기대 수익률에 따른 상대적 우위를 평가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고 그것은 시장의 방향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금융시장은 거대 자본의 힘이 방향성을 좌우한다. 미래에셋의 펀드가 주식시장의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치듯 100억 원을 가진 100명과 1억 원을 가진 1만 명은 전체 자금 규모는 같지만 힘은 다르다. 전자의 경우는 의사 결정이 집중화돼 시장에 강한 영향을 미치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의견의 불일치로 인해 이미 정해진 방향에 가속도를 보태는 역할 이상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부자는 위험을 싫어해’

거대 자산가들의 자산 투자는 보통 금리를 중심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중시한다. 왜냐하면 금리란 자산이 안전하게 보호되는 상황에서 수동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일종의 불로소득에 해당하고, 그 외의 투자란 그보다 더 큰 이익에 대한 기대는 있지만 대신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보통 수익률 격차(Yield Gap)라는 개념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가령 채권 투자의 기대 수익률(여기서는 지표물인 5년 만기 국채를 기준으로 삼자)이 지금처럼 6%라면 그보다 위험한 주식에서는 최소 9~10% 이상의 이익을 낼 수 있어야 투자 메리트가 생긴다. 아무런 위험도 없는 무위험 이익이 6%로 물가 상승률의 두 배나 된다면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실제 자산의 크기는 가만히 있어도 점점 커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때 주식시장이 최소 9~10%의 기대 수익(이론상)을 올려주기 위해서는 주식시장의 주가수익률(PER)이 10~11배 수준 이하일 경우에 가능하다.

그것은 주식시장의 기대 수익률이 PER의 역수로서 얻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즉, PER가 10배라면 이론상 ‘10/100=0.1’, 즉 주당 10%의 기대 수익률을 가진다는 의미다.

예컨대 주식의 주당 기대 수익이 9%라면 PER가 약 11배, 기대 수익률이 10%라면 PER가 약 10배일 경우에 주식 투자의 메리트가 생긴다는 의미다. 채권 수익률이 6%인 경우 주식시장이 매력을 가지려면 기대 수익률이 최소 9% 수준은 넘어야 한다.

이런 점을 무시하고 만약 우리나라 주식의 PER를 이머징 아시아 평균인 15배에 대비 저평가됐다는 관점에서만 본다면, 그것은 타 시장 대비 그렇다는 의미다. 즉, ‘다른 시장은 고평가됐는데 우리 시장의 고평가는 미미하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거대 자산의 입장에서 주식 투자가 매력적이냐’는 논점과는 다른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아시아 이머징 국가와 우리나라의 PER를 비교해야 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아직도 아시아 이머징 마켓 수준 정도의 실력과 위상을 가진 나라라고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우리는 영광스럽게도 이미 국제 금융시장에서 적어도 이머징 시장과 선진국 시장의 중간 정도의 평가를 받고 있는 상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적정 PER를 아시아의 이머징 마켓과 비교해 도출한다는 것은 분명 무리가 있을 것이다. 우선 주식시장의 안정성을 보여주는 변동성만 해도 우리는 이미 이머징 마켓보다는 선진국 수준의 그것을 보인 지 이미 오래다.

지금 시점에서 거대 자산들이 금리 대비 우리나라의 주식이 싸기 때문에 매수하기 위해서는 네 가지의 경우의 수가 있다. 첫째, 기업의 이익이 20% 이상 증가하는 것이다. 그 경우 PER는 하락하고 금리 대비 주식의 매력도가 다시 증가한다. 둘째, 주가가 조정을 받아서 싸지는 것이다. 이 경우도 PER가 하락함으로써 매력도가 높아진다. 셋째, 기업의 이익은 그대로지만 금리가 하락하는 경우다. 이 경우 역시 금리 대비 상대적 매력도가 올라간다.

넷째, 차세대 성장 산업에 대한 선점이나 자동차, 전기전자 등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 사이클에 대호황이 와서 기업의 이익이 장차 크게 불어날 것이라는 확신을 주는 것이다. 이 경우는 주식시장이 강한 모멘텀을 획득함으로써 주가가 지속적인 고평가 국면에 들어선다.

그렇다면 필자처럼 우리 시장의 장기 성장론을 신봉하는 사람들의 입장은 이 네 가지 가능성 중 과연 어느 쪽의 가능성에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일까. 우리 스스로 맞는 답을 찾기가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넷 중 어느 것이건 그중에 맞는 답이 바로 내일, 그리고 내년 시장의 흐름으로 우리에게 보일 것이다.

‘시골의사’ 박경철

현직 외과의사이자 국내 최고의 투자전문가로 꼽힌다. 본명보다 ‘시골의사’란 필명으로 유명하다. 투자 분석으로 영리 활동을 하지 않는 거의 유일한 전문가다. 명쾌한 논리와 유려한 문장으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기사제공 :

★ 본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으며, 투자로 인한 손실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Posted by 스노우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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