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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하상주 칼럼니스트]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이러저러한 경험이나 책에서 여러 가지 원칙 또는 원리들을 배우고 몸에 익히게 된다. 그래서 이런 원리원칙에 따라 남을 만나고,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것을 주장한다. 이런 일들이 그냥 단순히 개인의 생활 차원에 머물면 비록 그 원리원칙에 잘못이 있더라도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이런 일이 공적인 영역에서 이루어진다면 그 영향은 크며, 공동체에서 그 사람의 위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그 영향은 확대된다.

개인의 경험과 책에서 얻어낸 원리원칙은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 개인의 특별한 경험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 나아가서 모든 상황에 다 적용할 수 있는 원리원칙이란 감히 말하자면 없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이고 이해관계가 복잡한 문제를 만나면 만날수록 중요한 것은 원리원칙이 아니라 그 너머에 있는 지혜다.

머리 아픈 말은 그만하고 실제로 예를 들어보자. 주식투자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원리원칙의 하나로 “주가이익배수가 낮은 회사를 사라”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주가이익배수란 주가를 이익으로 나눈 것으로 이 배수가 낮다는 것은 회사가 만들어낼 이익에 비해서 주가가 싸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원칙을 그대로 따라하는 사람은 주식의 초보자들뿐이다. 이 원칙이 적용되려면 여러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자주 이야기되는 것으로 “세계화는 좋은 것이다, 또는 나쁜 것이다“라는 말싸움이 있다. 세계화란 먹이사슬의 범위가 넓어지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먹이 사슬의 범위가 넓어진다는 사실 자체는 좋거나 나쁜 것이 아니다. 이 먹이 사슬의 세계에는 당연히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공생이 있고, 한쪽만 좋은 공생도 있고, 한쪽은 좋으나 한쪽은 나쁜 약탈의 관계도 있다. 문제는 그 확대된 먹이 사슬에서 한국이 어떤 위치에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잡아먹힐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도 불구하고 ”세계화란 좋은 것이다“란 원칙에 맹목적으로 사로잡힌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무섭다. 설득할 수가 없다. 차라리 알고서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설득의 가능성이라도 있다.

이제 다시 조금 철학적이 되어 보자. 원리원칙이란 일상적 현상에서 의미 있는 것을 찾아서 드러내는 것이다. 무엇을 드러낸다는 것은 바로 그 자체로 다른 것은 죽인다. “주가이익배수가 낮은 회사 주식을 사라”라는 말은 비록 이 말이 맞는다고 하더라도 주가이익배수가 낮지 않은 회사를 살 수 있는 기회를 죽여 버린다.

도를 깨친 스승들은 계율에 얽매이지 않는다. 계율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어떤 원리원칙을 맹신하는 것은 자신을 죽이는 일일뿐만 아니라 그 사람이 힘과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높은 곳에 있으면 있을수록 여러 사람에게 고통을 준다.

그리고 투자나 경제의 세계처럼 구체적으로 인간의 이기심과 관련이 깊은 분야에서 만들어 지는 원리원칙은 자연의 세계에서 만들어지는 원리원칙, 즉 진리의 수준으로 올라가기가 어렵다. 하물며 우리는 역사에서 한때 진리라고 여겨지던 것이 어느 순간 쉽게 허물어지는 것을 자주 본다. 예를 들면 지동설이 천동설로 바뀐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원리원칙의 맹신에 빠지지 말고, 바로 그 원리원칙 너머에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때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얻게 된다. 필자는 이런 지혜를 가진 사람들이 한국 사회를 이끌어가는 높은 자리에 많이 앉아 있기를 빈다. 또한 투자가들 역시 투자의 원칙에 머물기보다는 투자의 지혜를 하나 둘 깨우치기를 빈다.

[하상주 가치투자교실 대표]

*이 글을 쓴 하 대표는 <영업보고서로 보는 좋은 회사 나쁜 회사(2007년 개정판)>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의 홈페이지 http://www.haclass.com으로 가면 다른 글들도 볼 수 있다.

하상주 (sazuha@empal.com)


★ 본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으며, 투자로 인한 손실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Posted by 스노우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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