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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하상주 칼럼니스트] 필자는 지금의 세계 금융시장 위기를 바라볼 때마다 드는 의문이 있다. 과연 부채로 부채를 구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다.

구체적으로 작년 7월부터 미국 금융시장에 위기가 일어난 후 지금까지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의 중앙은행들은 금리를 낮추었고, 동시에 금융기관에 자금을 지원했다. 이것은 모두 금융위기로 낮아지는 부동산을 비롯한 금융자산의 가격을 다시 올리기 위한 것이다.

사실 금융위기가 찾아온 것은 부동산을 비롯한 금융자산들의 가격이 너무 올라갔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자산 가격의 상승의 배경에는 금융시장에 부채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중앙은행들은 지나친 부채 확대로 비롯된 금융위기를 다시 부채 확대로 잡겠다는 이상한 짓을 하고 있는데 과연 이것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일까?

아마도 정답은 가능하기도 하고 불가능하기도 할 것이다. 만약 전혀 불가능하다면 중앙은행들이 지금처럼 금융시장에 부채를 늘리는 조치를 하지도 않겠지만 하더라도 경제를 아는 많은 사람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경기가 좋은 시절에서 나쁜 시절로 들어가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거의 대부분의 정부는 금리를 낮추거나 정부의 재정을 적자로 운영한다. 많은 경우 정부의 이런 노력으로 다시 경기가 살아난다. 즉 늘어나는 부채의 증가는 수요를 늘리고 이것이 생산을 자극하여 경기를 다시 좋은 시절로 만들어갈 것이다.

그러나 좋은 시절이 너무 오래 가서, 즉 부채가 너무 많은 상태에서는 특히 이 부채가 비생산적인 자산으로 너무 많이 몰려가 있으면, 그리고 이 자산 가격의 상승이 투기를 자극하여 악성 부채가 되어 있다면, 한번 자산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중앙은행이 다시 부채를 공급한다고 해서 쉽게 자산 가격이 다시 올라가지 않을 수도 있다.

부채가 많은 상태에서는 자산 가격이 조금만 떨어져도 손실이 크게 발생하며, 자산 가격이 너무 지나치게 올라가 있으면 떨어질 경우도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많은 부채를 빌려서 투기적으로 자산에 투자한 사람들은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이렇게 한번 혼이 나고 나면 금융기관은 이런 사람들에게는 돈도 과거처럼 잘 빌려주려고 하지 않고, 차입자도 빌려가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금융시장에서는 한편에서는 자산 가격 하락-위험의 증가에서 비롯되는 유동성이 말라가고 한편에서는 정부의 자금 지원으로 유동성이 들어오는 온냉탕이 혼합된 비정상 상태가 진행된다. 이것이 누구의 눈에는 인플레이션으로 보이고 누구의 눈에는 디플레이션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중앙은행은 계속해서 무한하게 금융시장에 자금을 공급할 수 있는 것일까? 누구는 있다고 하고 누구는 없다고 한다.

과거의 통화제도를 <본위 시대>라고 하면 지금은 <무본위 시대>다. <본위 시대>에도 지폐는 발행되었다. 그러나 그 때는 지폐를 들고 은행에 가서 본위의 역할을 하는, 예를 들면 금으로 바꿀 수가 있다. 그래서 은행은 보유하고 있는 금에 비해서 가능하다면 너무 많은 지폐를 발행하려고 하지 않았다. 즉 <본위 시대>에는 그 내부에 너무 많은 지폐 발행을 억제하는 장치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무본위 시대>는 다르다. 지폐를 가지고 은행에 가도 다른 무엇으로 바꾸어 주지 않는다. 즉 <무본위 시대>에는 지폐, 즉 부채를 무한정하게 발행할 수 있다. 단 사용자들이 그것을 돈이라고 믿고 받아주는 한 말이다. 그래서 정부와 중앙은행은 이 믿음을 유지하기 위해서 할 수만 있다면 모든 노력을 다한다. 예를 들면 없는 위험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내일은 좋아질 것이라고 환상을 심기도 한다.

정부가 화폐를 너무 많이 발행하여 믿음, 즉 가치를 잃는다면 이것은 어떤 형태로 나타날까? 그 무엇인가의 가격 상승으로 나타날 것이다. 어떤 경우는 금융자산의 지나친 가격 상승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아니면 지금처럼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이중 가장 무서운 것은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무본위 시대>에는 이론적으로 무한하게 늘어날 수 있는 화폐는 물가 상승이라는 외부 규제를 받는 순간에 이르면 더 이상 늘어나지 못한다.

이를 지금의 상황에 집어넣어보면 자산 가격 하락-부채의 파괴에서 오는 금융기관의 손실을 막기 위해서 중앙은행이 다시 부채를 집어넣고 있다. 그러나 만약 이 추가적인 부채의 증가가 원자재 가격의 상승을 통해서 물가 상승으로 나타난다면 중앙은행의 <부채로 부채를 구하기> 전략은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문제의 확대라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하상주 가치투자교실 대표]

*이 글을 쓴 하 대표는 <영업보고서로 보는 좋은 회사 나쁜 회사(2007년 개정판)>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의 홈페이지 http://www.haclass.com으로 가면 다른 글들도 볼 수 있다.

★ 본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으며, 투자로 인한 손실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Posted by 스노우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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